MCW 먹튀 재현하듯 강호 추락 현실로

한때 중국 슈퍼리그를 호령하던 광저우 헝다가 웃으며 군림하던 시절이 무색할 만큼, 현재의 중국 프로축구는 혼전 양상 속에서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MCW 먹튀 사례처럼 기대와 현실 사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팀들이 속출하며, 과거의 영광은 그저 추억 속 장면으로만 남게 될 위기에 놓여 있다.

현재 11라운드를 마친 허베이 화샤는 8위권 진입에도 실패하며 조기 우승권 경쟁에서 이탈했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도 사실상 희박하다. 그나마 주목할 만한 경기는 톈진 테다가 연패에 빠진 충칭 스웨이에게 3점을 헌납하며 연패 탈출을 도와준 장면이다. 이로 인해 충칭의 감독 파울루 벤투는 해고를 면하지 못하고 이번 시즌 6번째 경질 사례로 기록되었다.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 테다는 2연패를 기록했고, 당초 설정한 중간 목표인 승점 18점까지는 3점이 부족한 상황이다. 남은 2경기는 강등권 경쟁팀 다롄과의 원정, 그리고 강호 광저우 헝다와의 홈경기다. 냉정하게 분석하면, 테다가 중간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올 시즌 잔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허베이 화샤는 성적 부진에 책임을 물어 펠레그리니 감독과 단장을 해임했고, 후임으로 웨일스 대표팀을 이끌었던 크리스 콜먼을 선임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지난 라운드 다롄과의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 이번 홈경기에서도 장쑤 쑤닝과 0-0으로 비기며 두 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흔히 말하는 “감독 바꾸면 팀도 바뀐다”는 속설이 허공을 떠돌았다.

반면, 상하이 선화는 경기 내용과 별개로 유망주의 활용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허난 젠예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U19 국가대표 주전 수비수 주천제와 미드필더 장성룽이 나란히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10월 열릴 AFC U19 아시아챔피언십을 앞두고 소중한 실전 경험이 되었으며, 대표팀의 정효동 감독이 상하이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하위권에서는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킨 구이저우 헝펑이 승점 5점으로 최하위에 머무르며 생존 경쟁에서 가장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번 라운드 광저우 푸리와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9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을 이어갔다. 경기 후 감독 페트레스쿠는 “두세 경기만 연승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실제로 중국 리그에서는 후반기 극적인 반전 드라마가 자주 연출된다. 강등권 팀이 연승을 거두며 순위표를 뒤흔들기도 하기에, 구이저우 헝펑 역시 아직 낙담할 단계는 아니다. MCW 먹튀처럼 화려한 출발 이후 실망만 남는 팀이 있는 반면, 소리 없이 반등하는 팀도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선화처럼 “국내 유망주 육성”과 같은 중장기 전략을 실천하는 구단이 더 많이 등장할수록, 중국 축구의 기반도 한층 단단해질 것이다.

Leave a Comment